IPO 광풍에 공모시장 망가지는데...증권사들 '돈방석'

입력 2024-02-27 15:54  

이 기사는 02월 27일 15:5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공모주 열기가 지속되면서 증권사들이 짭짤한 인수수수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수요예측 흥행으로 공모가를 높이면서 인수금액이 늘어난 데다 성과 보수를 추가로 받으면서 인수수수료 총액이 불어났다.

다만 IPO(기업공개) 기업이 공모가를 과도하게 높이려는 걸 자제시켜야 하는 주관사가 수수료 욕심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단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IPO 기업 11곳, 인수수수료로 133억원 지급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수요예측 마무리한 11곳(스팩 제외)의 주관을 맡은 증권사들의 인수수수료 수입은 약 133억원으로 집계됐다. 최초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기재한 공모가 하단 기준 예상 인수수수료(72억원)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모든 기업이 IPO 수요예측에서 줄줄이 흥행해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보다 높게 결정한 결과다. 공모가 상향으로 전체 공모 금액이 늘어난 데다 그에 대한 공로로 공모 금액에 0.5~1% 수준에 해당하는 성과 보수를 추가로 받았다.

IPO 기업이 증권사에 지급한 수수료 규모를 살펴보면 에이피알은 애초 예상한 16억원(공모가 밴드 하단 기준)에서 34억원으로, 현대힘스는 6억5000만원에서 22억원으로 금액이 커졌다. 이 밖에 이닉스 16억원, 케이엔알시스템 13억원 등이었다.

증권사 입장에선 다수의 증권사가 수수료를 나눠 갖는 대형 공모주보다 중소형 공모주가 알짜 수익원이 됐다.

작년 공모 금액 4212억원 규모의 두산로보틱스 대표 주관을 맡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은 각각 12억6360만원을 인수수수료로 받았다. 전체 인수수수료는 46억8000만원이었지만, 대표 주관사 외에 공동주관사 및 인수회사 등 총 9곳이 거래에 참여해 수수료를 나눠 가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공모 금액이 454억원으로 두산로보틱스 10분의 1에 불과한 현대힘스 IPO 수수료로 22억원을 받았다.
공모주 시장 왜곡에 편승 '우려'
공모가가 희망 범위보다 높아지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대 수익률이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를 감안해 그동안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더라도 희망 범위 상단보다 최대 20%까지만 높이는 게 일종의 불문율로 통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경우엔 공모 규모가 큰 만큼 희망 범위보다 높게 공모가를 책정하는 경우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최근 공모주 시장 열기가 뜨거워지자 IPO에 나선 기업들은 평판 리스크를 감수하고라도 더 많은 공모자금을 원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올해 코스닥 상장사는 물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도 희망 범위 상단보다 공모가를 25% 이상 높이는 사례가 등장했다.

대다수 공모주가 상장 첫날 200~300%씩 상승하는 상황에서 공모가를 높이더라도 비단 개별 기업의 욕심으로 여겨지지 않는 분위기 때문이다.

증권사 IPO 실무진들은 최근 과도한 IPO 열기가 중장기적으로 시장 왜곡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요예측 가격 결정 기능이 마비되어서다. 다만 이와 동시에 손에 쥐는 인수수수료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딜레마에 빠졌다는 평가다.

IB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결정 기능이 마비된 상황에서 주관사가 중심을 잡아야 하지만 공모가가 높을수록 수수료 수입이 늘어나는 구조에서 한계가 있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될수록 증권사별 IPO 경쟁력은 더욱 무차별해지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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